Saturday, 12 May 2012

축제

금요일엔 청강하러 연대에 간다. 거기 대학원 다니는 친구를 둔 덕이다. 오늘 교정이 참 요란하다. 지난 수요일 부터 시작된 축제의 마지말 날이란다. 수업이 끝나고 내려오는 길에 친구랑 노천극장을 기웃거려봤다. 네, 바로 저걸 보고 싶었어요. 인간의 광기라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저 극장 입구에서 바라만 보다가 발길을 돌린다. 수업에 방해가 될 정도였던 함성소리에 궁금해서 가보긴 했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는건 아무튼 우리 겁장이들한테는 무리다. 그런데 여기 왠 김밥 아주머니들이 많다. 클링필름으로 포장된 김밥들이 여기저기 수북이 있다. 사는 사람은 없네. 일단 나는 저 김밥들이 맛있을까 . 생각해본다. 친구는 배고프다고 한다. 나는 하나 살까 고민한다. 친구는 김밥에 관심없고 학생식당 가자고 한다. 학생식당으로 내려가는 길에 김밥 아주머니 몇 분을 더 본다. 오늘 장사가 잘 되지 않았는지 김밥들이 정말 많이 쌓여있다. 한 아주머니는 근심 가득한 얼굴로 김밥들을 보고 계신다. 그러게 저거 오늘 다 팔아야 할텐데. 밤이 되면 굳고 쉬어버리는 김밥을 택하셨어요. 하나 사드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저 많은 김밥 오늘 다 필아야 하는데. 내가 다 사서 고아원 양로원에 가져다주는 상상을 해본다. 식당으로 와서 밥을 먹는데 김밥 아주머니 생각 계속난다. 친구는 오늘따라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모양인데 나는 오늘따라 잘 안들린다. 오늘 다 못 판 김밥때문에 손해보시면 안되는데. 늦더라도 다 파셔야 할텐데. 아 어쩌지. 아주머니 속상할거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지고, 화가, 서글픔이 울컥 치민다. 그래도 김밥 안먹고 식당에서 밥먹은거 후회안된다. 아오 아주머니 얼굴과 김밥 또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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